“해고자가 만든 첫 차 사주겠다”

총무원장 스님 약속으로 희망

10만배, 10km행진 등 꾸준…

“마무리되면 감사인사 하고 싶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던 절박한 시절, 처음 마주한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사태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씀했다. 쌍용차 사태 이후 총무원장 스님은 노동 문제를 전담하는 노동위원회를 신설했다.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쫓겨난 노동자들과 함께 찬 바닥에 엎드리며 함께 해준 그 시간들이, 벼랑 끝 노동자에겐 큰 힘이 됐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지난 11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10만배 기도, 10km 거리 행진, 3000배, 24시간 철야 정진, 1인 시위. 불교계가 지난 7년 동안 거리로 내몰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위해 활동해 온 기록들이다. 지난 12월30일 쌍용자동차 노사가 단계적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끌어온 쌍용차 사태가 마침표를 찍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지원해온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긴 세월 고통을 견뎌온 해고 노동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며 “모든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2012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농성 중인 김정우 쌍용차 노조 지부장을 찾아 격려하고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 28명이 자살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 77일 동안의 파업, 70m 높이 굴뚝 위 고공농성, 목숨을 내건 단식, 2600여 명에 대한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차 문제는 한국사회 노동 문제를 대표하는 현안으로 떠올랐다. 공장 밖으로 쫓겨난 노동자들은 막막함과 절박함에 시달렸지만 먹고 사는 문제인 만큼 민감하고 어려운 노동 문제에 선뜻 손 내미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보듬어 안겠다는 종단의 의지는 확고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012년 29일째 단식 중이던 김정우 (당시)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찾아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고, 이후 5대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또 한번 대한문 농성현장을 찾았다. 사태 해결을 위한 불교계 행보도 적극적으로 이어졌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종교인 33인 원탁회의를 구성해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했고, 노동위원회를 비롯해 불교시민사회 단체들은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100일 동안 1000배 정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까지도 노동위는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한 범국민대회-끝까지 함께’에 참가해 노동자들의 곁을 지켰다.

이번 달, 쌍용차 해고 노동자 18명이 공장으로 돌아간다. 김득중 지부장은 “2014년 2월, 총무원장 스님이 ‘해고노동자들이 만든 첫 번째 차를 사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며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알고 그만큼 마음을 보태주신 것 같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단계별 복직이 잘 마무리 되면 총무원을 방문해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7년을 함께 해줬던 분들을 직접 뵙고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불교신문3169호/2016년1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