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 가운데 부처님이나 보살님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면서도 신장님들에 대해서는 잘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신이란 무엇이며 불교는 무신론의 종교냐, 유신론의 종교냐 물으면 불자들은 당황하는 수가 많다.

무슨 말인가 하면 부처님은 분명히 사람이므로 사람인 부처님을 숭상하는 까닭에 신을 믿는 유신론적인 종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나 신장님들을 모시고 있으니 무신론이라 할 수도 없다. 기독교는 분명하게 여호와라는 신이 유일한 신이라 하므로 유신론의 종교인 것이 분명하지만, 불교는 무신론이라고 하면서도 신중님을 모시고 있으니 애매하지 않는가? 그러나 이에 대한 해답은 신의 능력에 대한이해에서 구할 수 있다.

불교가 무신론이라고 하는 것은 신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신은 존재하지만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 또 자기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능력을 가진 전지전능한 절대적인 능력의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다.

불교에서 왜 신이 없다고 하는가?
경전에도 제석천왕이라든지 사천왕이라든지 용왕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신들이 비록 우리인간보다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세상 만물을 자기의 뜻대로 지배하지 못한다. 다른 종교 특히 기독교와는 신에 대한 개념이 전혀 다르다. 불교의 신은 우리인간들이나 마찬가지로 중생의 한 부류에 속하지만 기독교의 신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졌다고한다.

“불교학대사전”에 보면 신이란“영묘불측의 덕이 있는 것을 통칭함. 팔부중과 천신과 아수라신 등을 말함”이라고 했다. “영묘불측의덕”이란 신령스럽고 오묘한 능력이다.

즉, 하늘을 날아다닌다든지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든지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본다든지 하는 힘을 영묘불측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가진 모든 존재를 신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팔부중과 천신과 아수라라고 한다. 그러나 팔부중이란 여덟 무리의 신들인데 이 가운데에는 천신과 아수라가 포함되어 있다. 팔부중을 천룡팔부중이라고도 하는데 이들은 모두가 불법을 숭상하고 부처님과 부처 님제자들을 외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그러나 신이라고 해서 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불법 옹호를 방해하려는 무리도 있습니다. 마왕 파순이 대표적인 신이다.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시려고 하실 때 이를 제일 두려워하여 방해했던 신이 바로 파순이라는 마왕이다. 그러니까 신들도 선한 신이 있고 악한 신이 있는데 선한 신은 천룡팔부중으로 불법을 옹호하는 신이고, 악한 신은 그 우두머리가 파순인데 이 마왕은 욕계 제6천의 왕으로 항상 수도인들을 혼란하게하고 사람들의 지혜를 어지럽히는 존재이다.

기독교의 천사와 같은 존재는 선신이고, 사탄과 같은 존재가 마왕이다.신중님은 신 가운데서도 불법을 옹호하는 천룡팔부의 신들이다. 신장이라고 하는 것인 신들의 우두머리, 신의 장수라는 뜻이다. 화엄신중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이 온갖 중생들을 상대로 설법하시는 법회를 화엄회상이라고 하는데, 신중들도 그 곳에 모여서 설법을 듣고 또 불법을 옹호하기 때문이다. 신중이나 화엄신중이니, 무리 중(衆)자를 써서 신중이라고 하는 것은 신장님은 한분만이 아니고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화엄신중이 어떤 분인가 하면 크게 여덟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천∙용∙야차∙발난타∙사가라∙화수길∙덕차가∙아녹달∙마니사∙우발라라는 이름의 용왕들이다.
야차는 하늘야차∙땅야차∙허공야차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아주 포악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사천왕상 가운데 기타처럼 생긴 악기를 가지고 있는 분이 바로 건달바 신이다. 향기를 맡고 사는 신으로 제석천에서 음악을 관장한다.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사람을 일컬어 건달이라하는데 이 말은 이 건달바 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아수라는 싸움을 좋아하는 신으로 사람들이 서로 싸워서 난장판이 되었을 때“아수라장”같다고 하는 것도 여기서 유래되었다.
가루라는 독수리처럼 생겼는데 용을 잡아먹고 산다고 하는 금시조라는 일종의 새의 신이고 긴나라는 사람인지 짐승인지 새인지 그 형상이 이상한 신이고, 마후라가는 몸이 사람과 같고 머리는 뱀의 형상과 같다고 하는 신이다.

이처럼 수많은 종류의 신들이 있는데 이 신들은 모두 부처님께 귀의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교화를 받았기 때문에 불법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불법을 숭상하는 사람은 이 신들이 보호한다. 이 천룡팔부 중 외에도 신중 가운데는 저승에 있는 십대명왕이라든지 산신이라든지 토지신 등 모든 선신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신중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은 이 모든 신들에게“저희들은 참다운 불자들이니 다른 나쁜 귀신들로부터 보호해 주심으로써, 저희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주십시오!”하고 비는 것이다.

이제 신중님이 어떤 분들이신지 알았지만 숫자가 많아서 이름을 외울 수는 없다. 그러나 굳이 이름을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 선신들은 불자들을 보호하기로 부처님께 서약 했으므로 우리가 이름을 알고 모르고에 관계없이 불자로서 참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를 보호하여 주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불자가 불자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옳지 못한 마음을 먹으면 아무리 열심히 기도하는 척 해보아야 소용이 없다. 이 신장님들은 신비한 힘이 있으므로 우리의 마음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선한 마음을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순종하면 이런 선신들의 가호가 있지만 반대로 악한 마음을 가지고 정조에 어긋나는 생활을 한다면 바로 마왕 파순의 유혹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바른 길을 떠나서 삿된 길로 들어서면 악한 신들이 재빨리 이를 알아차리고 접근한다. 서산대사는“선가귀감”에서 말씀하시길“벽에 틈이 나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침입한다.”고 하셨다.우리가 기도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수있다. 집안에 재앙이 없기를 바란다거나, 병이 속히 낫기를 바라거나, 또는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거나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란다거나 하는 등의 소원을 가지고 기도를 한다. 특히 신중기도는 거의 현세의 이익을 위해 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같은 일이라도 일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수도 있고,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듯이 우리가 기도를 모심에 있어서도 기도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어떤 불자는 기도를 해서 소원성취를 했다고 좋아하시는데, 어떤 이는 아무런 효험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부처님이나 신장님이 달라서가 아니라 기도하는 우리불자들의 마음가 짐이 다르므로 그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대부분 기도는 스님이 절에서 하는 것이고 신도님들은 입재일에 참석하여 돈이나, 쌀,향, 초를 갖다 내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스님들께서는 불자들을 위하여 불보살님들과 화엄신중님들께 정성을 다하여 기도성취 발원축원을 올리고 불자들께서는 다함께 그곳에서 열심히 구하는 바를 찾는 것이다. 시간이 바빠서 기도법회에 자주 참석 못하시는 분들은 계시는 그 곳에서 시간을 정해 놓고 정근함으로써 모두 다같이 꼭 소원을 이루도록 정진해보자